
어느 날부터 신랑이 자꾸 눈이 뻑뻑하다고 하면서 인공눈물을 사 오더니 항시 손에 닿는 곳에 두고 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 인공눈물만 넣더니 그 후엔 눈에 좋다는 성분이 들어간 안약을 사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피로 때문이겠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집 근처 안과에 다녀와서 처방받은 안약을 넣어도 눈이 시리고 뭔가 껄끄러운 느낌이 계속된다고 하더라고요. 보다 못한 제가 주변 지인에게 괜찮은 안과가 없는지 (거리 하고는 상관없이 잘 본다는 안과면 된다고 하면서) 소개받아 다시 방문하게 되었고, 거기서 깜짝 놀랄 말을 듣게 되었어요. "눈에 돌이 생겼다네요!" 😨 눈에 돌이라니요? 그제야 처음으로 '안석(眼石)'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돌에 대해서 들어본 것이라고는 결석, 담..

학교에서 간식으로 종종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곤 해요(고구마뿐만 아니라 감자도 에어프라이기에 구워 먹으면 일품이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생고구마가 당기더라고요. 달달한 생고구마를 깎아서 먹으면 아삭아삭한 게 씹으면 씹을수록 단 맛이 우러나오거든요. 그렇게 한 개, 두 개 먹다 보니 어느새 다섯 개를 먹어버렸어요. 혹 몰라요. 정확히 세보지 않아서 5개라고 하는지. 어쩜 6개였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배는 불러오고 속이 묵직했지만 소화가 덜 되었나 생각했지 이게 큰 일의 경고인지는 결코 몰랐죠. 그 상태로 집에 왔는데 아들로부터 기분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아들이 담임 선생님께 근면성실하고 사교성이 엄청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거예요. 여학생 앞에서 말도 잘 못하던 녀석이 변했다는 ..

눈이 뻑뻑하더니 눈다래끼가. 갑자기 그때의 그 긴장감이 떠올랐어요.2018년 늦은 봄이었어요. 전남대병원 화순 분원에서 어머니를 간병하던 시기였죠. 제 눈은 시력이 좀 나빠 안경을 쓰긴 했지만, 특별히 고생한 적은 없었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자꾸 눈이 뻑뻑하고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엄마는 항암치료 중이었고, 호중구 수치가 바닥이라 어떤 감염에도 취약했기에 제가 아프면 절대 안 되는 상황이었어요. 감기도, 옮기는 병도 안 되니까요.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미리 감기약을 먹은 기억도 나요. 그런데 눈은 미리 막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더 긴장했어요. 급히 화순 시내 안과로 갔더니 눈다래끼라고 하시더군요. 전염되는 병은 아니라고 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요. 만약 전염성이라면, 서울에 있..

아들이 올해 성년을 맞이하네요. 지금 돌아보면, 성년이 되는 올해까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이 ‘피부’였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땐 유독 뽀얗고 하얘서 햇빛에 그을려도 금방 회복되었죠. 반면 저는 한번 검게 타면 꽤 오래가던 피부였거든요.청소년기에 들어와서도 큰 피부 고민은 없었어요. 주변 친구들이 얼굴에 여드름이 피어난다며 피부과를 가고, 한약을 먹고, 여기저기 고민하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우리 아이는 별다른 애로사항이 없었어요. 어떤 친구는 등드름까지 생겼다고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땐 정말 ‘우리 아이는 피부 운이 좋구나’ 하고 지나갔네요. 그러면서 농담 식으로 내가 그렇게 만들어 이 세상에 태어나게 해 준 거니 특히 감사해야 해 한다고 말해놓고 둘이 같이 웃기도 했네요. 여드름의 원인과 유형여드..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고기 종류를 거의 안 먹고살았어요. 고기뿐만 아니라 생선도 거의 안 먹었고요. 그냥 채소 위주의 식단이 제 식생활의 전부였던 거 같아요. 그러다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 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지요. 그게 바로 '담석'이었어요. 신랑 아는 지인이 그러시더라고요. “나는 쓸개 빠진 year가 되기 싫어서 담낭 제거를 안 했어요.” 그분은 약사셨는데, 1년에 3~4번은 배가 뒤집어질 정도로 아프지만 그냥 참고 살아간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제가 수술을 선택했던 순간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내가 다른 길을 택할 수도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스쳤고요.저도 지금은 담낭이 없어요. 처음 담석으로 인한 복통이라는 걸 알고 나서, 수술을 해야 할지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