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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과식으로 인한 급성 장폐색 증상을 설명하는 일러스트
고구마 과식으로 인한 급성 장폐색 증상을 설명하는 일러스트

학교에서 간식으로 종종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곤 해요(고구마뿐만 아니라 감자도 에어프라이기에 구워 먹으면 일품이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생고구마가 당기더라고요. 달달한 생고구마를 깎아서 먹으면 아삭아삭한 게 씹으면 씹을수록 단 맛이 우러나오거든요. 그렇게 한 개, 두 개 먹다 보니 어느새 다섯 개를 먹어버렸어요. 혹 몰라요. 정확히 세보지 않아서 5개라고 하는지. 어쩜 6개였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배는 불러오고 속이 묵직했지만 소화가 덜 되었나 생각했지 이게 큰 일의 경고인지는 결코 몰랐죠. 그 상태로 집에 왔는데 아들로부터 기분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아들이 담임 선생님께 근면성실하고 사교성이 엄청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거예요. 여학생 앞에서 말도 잘 못하던 녀석이 변했다는 이야기에 긴장이 확 풀렸죠. 사실은 여학생 하고 대화하기 위한 방법까지 서로 고민했거든요. 첫 번째, "안녕"하고 인사하기 둘째, 요즘 좋아하는 노래나 드라마 생각해 뒀다가 너 그 노래 아니 또는 너 그거 보니 등으로 이야기 풀어가기 등. 전략을 세웠죠. 숫기 없음을 해소하기 위한 엄마와 아들의 전략. 

그런데 문제는 그때부터 시작이었어요. 갑자기 배아픔이 밀려오고, 배가 뒤틀리는 듯한 통증에 화장실까지도 힘겹게 기어서 갔어요. 그런데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더라고요. 배로 힘은 자꾸 가는데 나오는 것은 없고, 그래서 더 환장할 노릇이었어요. 이걸 세네 번을 반복했더니 기운은 다 소진되고, 결국엔 참을 수 없어 응급실로 향했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급성 장폐색 직전이었습니다"라는 말을 하셨어요.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죠. 다행히 응급실에 빨리 가서 치료를 받아서 그나마 상태가 빠르게 호전됐지만, 3일간 입원하며 많은 걸 반성하게 됐습니다. 사람일은 알 수 없음을. 무방비 상태에서 일이 벌어짐을. 다시 한번 느꼈어요. 

급성 장폐색이란? 원인과 증상 바로 알기

장폐색은 말 그대로 장 내부가 막혀서 음식물이나 소화액이 내려가지 못하는 상태예요. '급성 장폐색'은 그중에서도 갑자기 발생해 응급 처치가 필요한 경우를 말하죠. 원인으로는 수술 후 유착, 탈장, 종양, 염증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갑작스럽고 과도한 섬유질 섭취도 그중 하나예요. 저의 경우가 이런 경우인 거죠. 고구마가 탄수화물 그중 섬유질이 많잖아요. 그래서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 뽑히는 것이 고구마인 것을. 그 외 떡, 감 같은 음식도 마찬가지. 이러한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덩어리로 장에 머물게 되면 막힘 현상을 유발할 수 있어요.

증상은 확연해요. 갑작스러운 복통 증상, 배에 가스가 빵빵하게 차는 느낌, 메스꺼움과 구토, 배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면서도 배변은 안 되는 상태가 이어지죠. 제 경우처럼 복통이 아주 심한데도 화장실에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면 반드시 의심해봐야 해요. 제일 무서운 것은 장이 완전히 막히는 경우인데 이때는 장 파열이나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죠. 긴급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고구마, 다이어트의 친구? 하지만 '이럴 땐' 조심하세요!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포만감도 높기에 다이어트나 장 건강에 좋은 음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생고구마를 저처럼 과다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장 기능에 큰 부담을 줄 수 있어요. 생고구마에는 '아마이드(Amylase inhibitor)'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소화가 어렵고, 다량 섭취 시 장에서 수분을 흡수해 딱딱하게 변해 장폐색 위험을 높이게 돼요. 

게다가 고구마에는 당질이 많아 당뇨를 앓고 있는 사람처럼 혈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식품이에요. GI 지수가 낮다고 하지만, 껍질을 벗긴 고구마를 과하게 먹으면 혈당을 빠르게 올릴 수 있고, 체내 인슐린 분비에도 부담이 될 수 있어요. 특히 운동을 거의 하지 않거나 장시간 앉아서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고구마도 결국 '탄수화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요. 

특히 평소 변비가 있거나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은 특히나 조심해야 해요. 구워서 먹더라도 양 조절은 필수이고, 식사 후 바로 눕거나 운동 부족인 상태에서 고구마를 과식하면 장 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거 꼭 명심하시고요. 저처럼 '한 번에 다섯 개' ㅎㅎ 여섯 개인가? 는 정말 금물이에요. 건강식이라도 양과 타이밍, 개인 체질에 맞게 먹는 것이 핵심이지요. 

장폐색을 예방하려면? 생활 속 실천 팁

장폐색을 예방하려면 평소 소화 기능을 높이고 장 운동을 활성화하는 생활 습관이 길러져야해요. 먼저, 식사는 꼭 천천히 하고 잘 씹는 습관 만들기예요. 소화가 안 된 음식 덩어리가 장을 막을 위험이 줄어들게 돼요. 특히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먹을 땐 수분을 충분히 함께 섭취해해야 한다는 거 꼭 기억하시고요.

그리고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유산소 운동도 장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요. 변비가 자주 생기는 사람이라면 섬유질을 무조건 늘리기보다는, 장 상태에 맞는 식단 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복통이 자주 있거나 소화가 안 되는 날이 반복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어요. 장폐색은 예방이 가능하기에, 조금만 주의를 기한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지만 만약 증상이 나타난다면 응급상황으로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요.

건강식이라 믿었던 고구마가, 한순간 제 몸에 엄청난 위기를 준 날이었어요. ‘몸에 좋다’는 것도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아들 때문에 긴장하고 있던 상황이 해소가 되었을 시, 증상이 돌연 나타날 수 있다는 거 기억해야 할 듯해요. 그때 급성 장폐색이 책에서만 보았었는데 내가 잘못했으면 고생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람일은 참 모르는구나 다시 한번 느꼈네요.

지금도 고구마는 좋아하지만, 절대 무리해서 먹지 않아요. 생으로, 그것도 다섯 개씩은 말이 안 되는 행동이었죠. 지금은 잘해야 1개 먹을까 말 까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 중 혹시 장이 불편하다면, 식습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세요. 건강은 우리가 조절할 수 있는 작은 습관에서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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