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험실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그때가 2011년 12월이었어요. 저는 담석증으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고, 제 옆자리 석사생 친구는 신장결석으로 돌을 깨기 위해 병원을 들락날락했죠. 각자 '돌'이라는 주제로 고통을 공유하고 있던 지라 얼굴색이 변하면서 배를 부여잡으면 아. 돌들이 활동하는구나. 싶어 공감의 눈빛을 서로 주고받았죠. 그리고 그 아픔이 얼마나 아픈 지 알기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는. 돌을 가진 자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눈빛과 고갯짓. 특히 그 친구는 콜라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마시는 습관이 있었는데, 출근하면서 자판기 앞에 가서 뽑아와요. 그러다 점심때도 어느새 콜라가 손에 쥐어져 있고, 이후 집에서도 마신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어머니도 임신 중에 콜라를..

학교 다닐 때부터 손발이 조금 차긴 했어요. 겨울엔 수면양말을 신는 정도였고, 크게 불편하진 않았죠. 그런데 출산 이후 상황이 달라졌어요. 출산하고 나면 본인이 약했던 곳으로 질환이 표출될 수 있다는 말도 듣고, 또 대개 수족냉증이 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안 그래도 손발이 찾는데 수족냉증까지 오면 어쩌나 싶어서 조리원에 들어가기 전에 기본 양말에 수면양말까지 혹시나 발목을 압박하면 안 되기에 심지어 목도 잘라버리기도 했네요. 그렇게 조리원에서 양말을 두 개씩 껴신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엔 반기지도 않는 극강의 수족냉증이 저에게 오고야 말았죠. 손도 차긴 했지만 발은 말 그대로 얼음장이었어요. 한여름에도 전기매트를 깔고, 두꺼운 이불까지 덮고 자야 했죠. 그런데 몸은 덥고 발은 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