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초등학교 졸업사진을 꺼내 보다가 멈칫했어요. 일단은 참 통통했다는 것에 놀랬고, 그다음은 사진 속 제 어깨가 너무나 눈에 띄게 말려 있고 등이 굽어져 있는 모습이 결코 초등학생의 모습이 아니었어요. 그때는 몰랐겠지만 지금은 바로 보고 알게 되네요. “아, 내가 어릴 때부터 라운드 숄더를 하고 있었구나. 그래서 엄마가 자꾸 어깨 펴, 허리 펴라고 하셨구나.”저는 키가 비교적 작은 편인데 2차 성징이 빠르게 시작되었나 봐요. 언제? 초등학교 5학년이었어요. 그래서 애들의 놀림을 피하기 위해서 자꾸 웅크렸던 것이 무의식적으로 습관이 되어버렸나 봐요.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나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남들이 부러워할 텐데 넌 왜 웅크리니. 당당하게 펴고 다녀. 다들 부러워할 거야"라고요. 그랬다면 라운드 ..

어느 날부터 신랑이 자꾸 눈이 뻑뻑하다고 하면서 인공눈물을 사 오더니 항시 손에 닿는 곳에 두고 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단순 인공눈물만 넣더니 그 후엔 눈에 좋다는 성분이 들어간 안약을 사 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피로 때문이겠지 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질 않더라고요. 집 근처 안과에 다녀와서 처방받은 안약을 넣어도 눈이 시리고 뭔가 껄끄러운 느낌이 계속된다고 하더라고요. 보다 못한 제가 주변 지인에게 괜찮은 안과가 없는지 (거리 하고는 상관없이 잘 본다는 안과면 된다고 하면서) 소개받아 다시 방문하게 되었고, 거기서 깜짝 놀랄 말을 듣게 되었어요. "눈에 돌이 생겼다네요!" 😨 눈에 돌이라니요? 그제야 처음으로 '안석(眼石)'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돌에 대해서 들어본 것이라고는 결석, 담..

학교에서 간식으로 종종 고구마를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곤 해요(고구마뿐만 아니라 감자도 에어프라이기에 구워 먹으면 일품이지요). 그런데 그날따라 이상하게 생고구마가 당기더라고요. 달달한 생고구마를 깎아서 먹으면 아삭아삭한 게 씹으면 씹을수록 단 맛이 우러나오거든요. 그렇게 한 개, 두 개 먹다 보니 어느새 다섯 개를 먹어버렸어요. 혹 몰라요. 정확히 세보지 않아서 5개라고 하는지. 어쩜 6개였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배는 불러오고 속이 묵직했지만 소화가 덜 되었나 생각했지 이게 큰 일의 경고인지는 결코 몰랐죠. 그 상태로 집에 왔는데 아들로부터 기분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어요. 아들이 담임 선생님께 근면성실하고 사교성이 엄청 좋다는 칭찬을 들었다는 거예요. 여학생 앞에서 말도 잘 못하던 녀석이 변했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