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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부터 손발이 조금 차긴 했어요. 겨울엔 수면양말을 신는 정도였고, 크게 불편하진 않았죠. 그런데 출산 이후 상황이 달라졌어요. 출산하고 나면 본인이 약했던 곳으로 질환이 표출될 수 있다는 말도 듣고, 또 대개 수족냉증이 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다 보니 안 그래도 손발이 찾는데 수족냉증까지 오면 어쩌나 싶어서 조리원에 들어가기 전에 기본 양말에 수면양말까지 혹시나 발목을 압박하면 안 되기에 심지어 목도 잘라버리기도 했네요. 그렇게 조리원에서 양말을 두 개씩 껴신었는데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결국엔 반기지도 않는 극강의 수족냉증이 저에게 오고야 말았죠.
손도 차긴 했지만 발은 말 그대로 얼음장이었어요. 한여름에도 전기매트를 깔고, 두꺼운 이불까지 덮고 자야 했죠. 그런데 몸은 덥고 발은 차니, 이마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너무 괴롭더라고요. 그 상태가 한동안 계속됐어요. 누군가 나의 손을 만지면 왜 이렇게 차냐고 자꾸 제 손을 주머니에 같이 넣어서 따뜻하게 해주려고 하시는 거예요. 아무 의미 없는 행위였지만 그래도 마음은 푸근하더라고요. 나를 걱정해서 이렇게 하시는구나. 하지만 수족냉증에 대해서 문외한이시구나 하고요. 그러다 유산소 걷기에 근력운동을 조금씩 시작하면서, 혈액 순환이 좀 나아졌어요. 거기에 하체 순환에 좋다는 쑥까지 챙겨 먹어서인지 그 효과는 더 좋더라고요. 아마도 전체 순환을 이끄는 운동이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는 짐작만 할 뿐이에요. 지금은 예전보단 훨씬 많이 좋아졌어요. 얼음장은 졸업했고요. 하지만 여름철... 두꺼운 이불을 발 덮는 데 쓰는 것은 여전하네요.
수족냉증이란? 단순한 '차가움'이 아니에요.
수족냉증은 손발이 쉽게 차가워지는 증상으로, 특히 겨울뿐 아니라 여름에도 발생할 수 있어요. 혹자는 더운 여름에 왜 그럴 수 있냐는 의문을 던지지만 실제 겪어본 저는 여름이어도 상관없더라는 말을 해주고 싶더라고요. 체온은 정상인데 손과 발만 유독 차가운 경우, 말초혈관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거나 자율신경계의 불균형, 또는 호르몬 변화가 원인일 수 있어요. 특히 출산 후, 갱년기,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저의 경우는 원래는 말초 순환이 잘 되지 않아 기본 붓기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양말을 신으면 흔적이 남아요. 고무줄의 흔적. 그래서 저의 양말 대부분은 윗 목이 넓게 되어있어요. 종류가 다양하지 않기에 흰색. 검은색. 갈색. 참 단조롭지만 그래도 난 편하기에 신경 쓰지 않고 신고 다니네요. 여름이어도 똑같은 양말로 말이죠.
문제는 이게 단순한 체질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손발이 계속 차갑다는 건 우리 몸의 혈액순환 시스템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요. 그래서 제가 좀 더 신경 썼던 이유였던 거 같아요. 출산한 직후에는 몸 조리하는데 정신없어서 간과했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게 되니 이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알 게 되었네요. 그냥 방치하게 되면 즉 무관심으로 일관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면역력 저하, 소화불량, 수면장애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을요. 저도 출산 후 호르몬 변화와 피로가 겹치며 수족냉증이 급격히 심해진 게 아닌가 싶어요. 무튼 전 그래도 과하지 않는 간편한 운동을 했지만 그것의 효과를 얻은 셈이지요.
수족냉증, 어떻게 완화할 수 있을까?
수족냉증 완화를 위해 가장 먼저 신경 쓴 건 ‘하체 운동’이었어요. 왜냐면 하체가 얼음장이었으니깐요. 꾸준한 걷기, 계단 오르기, 그리고 간단한 스트레칭만 해도 다리 쪽 혈액순환이 좋아지더라고요. 걷기를 어려서부터 좋아해서 자연을 보면서 또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많이 걸었던 거 같아요. 계단 오르기는? 피치 못한 상황에서만 하하. 그리고 스트레칭은 수시로 했던 거 같아요. 특히 종아리 마사지나 발목 돌리기 운동도 큰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꾸준히 따뜻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물 마시는 알람앱을 이용하였지요. 은근 알람소리가 나니깐 챙겨 먹게 되는 거 같더라고요.
식이요법도 병행했어요. 몸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들, 예를 들어 쑥차, 생강차, 흑임자 같은 것들을 챙겨 먹었어요. 그중에 쑥은 하체 순환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진짜 열심히 먹었죠. 처음엔 진액을 가볍게 스틱으로 짜 먹는 걸 먹었고요. 그다음은 쑥에 익숙해지다 보니 쑥즙으로 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와 함께 너무 꽉 끼는 옷을 피하고, 앉을 때 다리를 꼬지 않는 습관도 들였어요. 작은 변화들이 모여 조금씩 몸이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여름철에도 수족냉증을 방심하면 안 되는 이유
많은 사람들이 여름이면 수족냉증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여름철 냉방이 심할수록 손발이 차가워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특히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맞거나, 찬 음식을 자주 먹는 경우 체내 열균형이 깨지기 쉬워요. 그럴수록 몸은 중심부 체온을 보호하기 위해 말초로 가는 혈류를 줄이게 되죠. 결국 손과 발은 더욱 차가워지는 겁니다. 저희 실험실에도 저만 빼놓고 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네요. 그런데 그게 여름이 되면 1잔이 2잔되고 그리고 3-4잔은 기본인듯하더라고요. 그나마 따뜻한 걸 좋아했기에 망정이지. 전 사계절 내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네요.
수족냉증이 여름에도 악화되는 걸 막으려면, 얇은 가디건이나 담요를 준비하고, 냉방 환경에서는 발까지 덮을 수 있는 얇은 담요를 활용하는 게 좋아요. 차가운 음식을 너무 자주 먹는 것도 피하고, 몸속에 열을 보충할 수 있는 따뜻한 음식이나 음료를 의식적으로 챙기는 게 중요해요. 하체를 잘 발달시켜 자궁을 따뜻하게 그게 관건인 거 같아요.
수족냉증은 단순히 ‘춥다’는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일 수 있고, 방치하면 삶의 질도 떨어뜨릴 수 있어요. 출산 후 겪은 극심한 수족냉증은 많은 불편을 저에게 안겨주었지만, 운동과 식습관을 조금씩 바꿔가며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그런데 수족냉증은 자궁 건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손발이 찬 것이 자궁이랑 무슨 상관이야?"하고 의아하실 수 있지만, 말초혈류 순환 저하로 인한 하복부 혈류에도 영향을 주고, 자율신경계 불균형은 호르몬의 흐름까지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출산 후 수족 냉증이 심해지는 경우, 혈허나 기허, 혹은 자궁의 회복 지연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더 주의가 필요해요.
여름에도 손발이 차가워서 불편하다면, 절대 그냥 넘기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생활습관을 점검해 보는 걸 추천드려요. 수족냉증,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이에요. "수족온증"이라는 말은 없지만, 냉을 온으로 바꾸는 노력, 오늘부터 함께 시작해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