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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였어요. 그때가 2011년 12월이었어요. 저는 담석증으로 담낭 제거 수술을 받았고, 제 옆자리 석사생 친구는 신장결석으로 돌을 깨기 위해 병원을 들락날락했죠. 각자 '돌'이라는 주제로 고통을 공유하고 있던 지라 얼굴색이 변하면서 배를 부여잡으면 아. 돌들이 활동하는구나. 싶어 공감의 눈빛을 서로 주고받았죠. 그리고 그 아픔이 얼마나 아픈 지 알기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주는. 돌을 가진 자만이 알 수 있는 그런 눈빛과 고갯짓. 특히 그 친구는 콜라를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마시는 습관이 있었는데, 출근하면서 자판기 앞에 가서 뽑아와요. 그러다 점심때도 어느새 콜라가 손에 쥐어져 있고, 이후 집에서도 마신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어머니도 임신 중에 콜라를 많이 마셨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건 유전일까, 습관일까… 생각이 많아졌죠. 전 유전이 아닐까 하는 마음이 더 강하지만요.
신장결석이란? 몸속에서 생기는 돌, 그 정체는?
신장결석은 콩팥, 즉 신장 안에 생기는 단단한 돌을 뜻해요. 이 돌은 소변에 녹아 있는 칼슘, 수산, 인산 같은 성분들이 엉겨 굳으면서 만들어지는데요, 수분이 부족하거나 소변이 농축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이 결석이 점점 자라게 돼요. 크기를 살펴보았을 때 작게는 모래알, 크게는 골프공만 한 것도 있을 정도예요. 골프공만큼 크다면~생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요. 아. 생각만해도 너무 아플 거 같아요. 그 고통은 누구도 공유할 수 없지 않을까 하는 순간의 생각.
결석이 신장에만 있으면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이 돌이 요관으로 내려가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죠. 요관이 막히면 소변이 정체되면서 신장이 붓고,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어요. 이때 느끼는 통증은 “출산보다 더 아프다”는 얘기까지 나올 만큼 강렬하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건 아마? 출산을 한 분이 신장결석을 겪었을 때 나오는 경험담 이겠지요?
신장결석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
신장결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옆구리 통증이에요. 아마도 신장의 위치 때문에 그럴거에요. 이 통증은 한쪽 옆구리에서 시작해 등, 복부, 심지어 사타구니까지 퍼질 수 있어요. 단순히 배탈과는 다르게, 어떤 자세를 취해도 나아지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결석이 요관을 지나면서 점막을 자극해 혈뇨가 나타날 수 있고, 구토, 잦은 소변, 소변 시 통증, 오한이나 발열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어요.
무엇보다 무서운 건 증상이 왔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경우예요. 이건 제가 담석을 가지고 있어서 이 느낌 너무 잘 알아요. 양치기 소녀가 된 것처럼 아플 땐 진짜 보이는 게 없는데 돌이 지나가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웃고 있어요. 하지만 통증이 잠시 사라졌다고 웃었다간, 다시 똑같은 고통이 반복되어 웃고 웃는 심파극이 될 수 있어요. 이런 상태는 단순한 요로감염과 혼동되기 쉬운데, 초음파나 CT 검사를 통해 결석의 존재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신장결석 예방, 생활습관부터 시작!
신장결석을 예방하려면 수분 섭취가 가장 중요해요. 하루에 최소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면 소변이 묽어지고, 결석의 원인이 되는 성분들이 뭉치지 않게 도와줘요. 특히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운동 후에는 수분 손실이 더 크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신경 써야 해요. 한 번에 다 마시려고하면 쉽지가 않기에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또한, 찬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을 섭취하기가 용이하니 안 마시다가 마시려는 분은 이 방법을 활용하시면 좋을 듯싶어요. 물을 마시라고 하는 것이지 차를 마시라고 하는 게 아니에요. 여기서 말하는 물은 보리차나 옥수수차 정도예요.
짠 음식도 주의해야 해요. 나트륨은 체내 칼슘 배출을 증가시켜 신장결석을 더 잘 생기게 만들어요. 인스턴트, 라면, 가공식품 같은 건 줄이고, 채소와 과일 중심의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아요. 의외로 칼슘은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칼슘을 피하면 오히려 수산이 장에서 많이 흡수되어 결석이 더 잘 생길 수 있거든요. 하지만 시금치는 주의해야해요. 시금치 속 수산은 소변 속 칼슘과 결합하여 칼슘 옥살레이트 결석을 형성하게 돼요. 시금치에는 수산 함량이 750-970 (mg/100g)으로 수산 함량이 아주 높은 대표 채소예요.
그리고 절대 빠질 수 없는 주의 음식! 콜라와 탄산음료예요. 콜라에는 인산이 들어 있는데, 이 인산이 체내 칼슘과 결합해 결석을 생성하는 성분이 돼요. 당분이 많은 음료 역시 신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마시던 음료를 물이나 천연차로 바꾸는 게 좋아요.
신장결석은 한 번 생기면 끝이 아니에요. 재발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단순히 돌을 빼냈다고 안심할 수 없어요. 저희 실험실 동기처럼, 한번 생긴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몇 번이고 돌이 찾아올 수 있죠. 수분 섭취부터 식습관까지 작은 변화가 신장 건강을 좌우해요.
또한, 시금치는 수산 함량이 높아서, 신장결석 환자나 체질상 결석 위험이 높은 사람에겐 조심해야 할 음식이에요. 데쳐 먹는 건 좋지만 생으로 많이 섭취하는 것은 좋지않아요. 끓는 물에 살짝 데치면 수산이 물로 빠져나가서 훨씬 안전하게 섭취 가능하기 때문이에요. 혹시 최근 옆구리나 배가 종종 묵직하고 아픈데도 무심코 넘기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한 번쯤 너무 늦지 않게 병원에 가보는 건 어때요? 결석은 조용히 자라다, 어느 날 확 터지듯 고통을 주거든요. 콜라 대신 물 한 잔부터, 오늘부터 같이 시작해 보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