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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식중독 증상으로 고통받는 아이의 모습을 설명하는 일러스트
여름철 식중독 증상으로 고통받는 아이의 모습을 설명하는 일러스트

 

제가 떡볶이를 필히 먹어야 하는 날이 있어요. 그날은 바로 실험 후 부검하는 날이에요. 실험실에서 부검이 있는 날이면 비릿한 피냄새 때문에 속이 울렁거리게 돼요. 그런 날이면 이상하게 매운 음식이 마구 당기더라고요. 이건 나뿐만 아니라 실험실 사람들 모두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인가 봐요. 제가 오늘은? 떡볶이로 할까? 하면 만장일치로 오케이 사인을 주더라고요. 그래서 부검 중간 점심타임에 떡볶이, 튀김, 김밥으로 위장을 달래고 나서 그 후 부검을 이어서 하게 되지요. 그날도 평소처럼 매운 어묵 김밥을 주문했고, 함께 실험 도와준 사업비 담당 선생님께도 김밥을 몇 줄 챙겨드렸어요. 왜냐하면 우리 실험실 사람들이 인정한 맛난 김밥이었기 때문에 선생님 집에 있는 두 녀석과 친정어머님도 맛보기 용으로 챙겨드린 것이었지요. 마음은 참 좋았던 거 같은데 결과는 비례하지 않았어요. 다음 날 아침, 선생님에게서 문자가 왔어요. 본인도, 친정어머니도 밤새 설사로 고생했고 결국 응급실까지 다녀오셨다는 내용이었죠. 링거를 맞고 나니 좀 개운해졌다면서 그래도 오후 시간은 이불위에 누워 화장실과 친구 삼아야 할 거 같다는 말이었어요. 얼마나 미안하던지. 집에 있는 아들에게 전화를 해보니 아들 역시나 같은 날 새벽에 2~3번 화장실을 다녀왔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잠자고 있는 저를 깨우기는 싫어서 조심조심 움직여 화장실을 갔다는 소리였어요. 그러다 아침이 되니 잦아들어 늦은 잠을 청했다고 말하는 아들. 그제야 알아차렸어요. 김밥이 문제였구나. 공통으로 먹었던 것이 매운 어묵김밥이었기에 그게 원인이라는 것은 단숨에 알 수 있었어요. 

식중독의 주요 증상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오염된 음식을 먹어 발생하는 급성 위장 질환이에요. 대개 음식 섭취 후 수 시간 이내 혹은 하루 안에 증상이 나타나며, 대표 증상은 복통, 설사, 구토, 발열이에요. 대개 계절 중에서는 여름에 많이 발생하기에 뉴스에서 보면 여름이 도래할 때 식중독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듯해요. 특히 학교 급식에서 단체로 장염에 걸렸다거나, 노상에서 판매하는 분식류를 먹고 병원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 까지. 날이 따뜻하기에 음식들이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계절보다 유독 여름에 식중독이 발생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거 같아요. 

우리 아들도 정확히 이 네 가지 증상을 모두 겪었고,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탈수였어요. 물을 마셔도 바로 토해서 결국 수액을 맞아야 했죠. 그리고 집에와서는 예전에 책에서 보았다는 경구수액을 만들어 열심히 먹더라고요. 제가 한번 슬쩍 먹어보니 웬만해서는 먹고 싶지 않은 맛이었어요. 하지만 그 효과는 컸던 지 그날 밤에는 특별히 불편한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여름철에는 기온과 습도가 높아 세균이 쉽게 번식하므로 식중독 발생률이 높기에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특히 아이들이나 노약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듯해요.

음식 보관과 위생 관리

그 일을 겪고 나서 저는 여름철음식 관리에 완전히 진심이 됐어요. 남은 음식은 반드시 냉장보관, 2일 이상 된 음식은 과감히 버리기. 요리 전, 식사 전, 외출 후 손 씻기 철저히 하기. 실온에 오래 둔 음식은 절대 다시 데워 먹지 않기. 왜냐하면 전자레인지로 돌려도 식중독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거든요.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냉장고 정리를 했네요. 그래서 그런지 그 후로는 장에 탈 나지는 않았었네요. 되려 많이 먹어서 소화불량으로 고생하긴 했지만요. 

또 하나! 도마와 칼의 분리 사용. 날고기용, 채소용 따로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뜨거운 물로 세척하거나 식기세척기에 돌려요. 딸아이가 도마의 색을 분리해서 주문해 준 덕에 이게 어떤 용도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요. 진한 보라색은 채소용, 그리고 파란색 도마는 고기용으로 쓰면 되거든요. 작은 위생 습관 하나하나가 식중독 예방의 핵심이라는 걸 강하게 느꼈네요. 

식중독을 피하기 위한 여름철 생활 꿀팁

✔ 물은 반드시 끓이거나 생수로 마시기
✔ 냉장고 온도는 5도 이하로 유지
✔ 육류·생선은 75도 이상에서 충분히 익히기
✔ 유통기한 지난 음식은 과감히 버리기
✔ 밀폐 가능한 뚜껑 있는 용기 사용하기

이런 사소한 듯 보이는 습관이 식중독을 막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에요.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예방은 선택이 아닌 필수예요. 식중독은 생각보다 우리 근처에 있어요. 나도 모르게 지나간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밤새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시간의 연장일 수 있어요. 무심코 행한 방심 하나가 나와 가족이 고생할 수 있는 꼬투리가 되지 않게 여름철에는 좀 더 신중해야 할 듯해요. 

오늘 저녁 냉장고 한번 열어보세요. 남겨둔 반찬, 실온에 방치된 음식들… 다시 한번 점검해 보세요. 건강은 결국 습관이 지키는 거니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 가족의 한 끼를 소중하게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걸 잊지 마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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