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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운동의 기본과 건강한 삶의 중요성을 알려주셨던 스승님. 엄마 장례식장에 멀리서 운전 왕복해서 6시간을 족히 될 거예요. 처음 장례식장에서 보게 되었는데 그전엔 밴드에서 글로만 이야기 소통을 했거든요. 무튼 보기에는 꼭 ~파 두목과 같은 느낌이 풍기는 데 이야기를 나눠보면 얼마나 여리고 착하신지. 내가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순수하실 수 있으실 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스승님이시지요. 늘 규칙적인 식사 습관과 거의 매일의 운동, 금연과 절주까지 철저히 지키셨던 분이었어요. 그런 분이 1년 전부터 심장과 식도 위쪽에 건강 문제가 하나둘씩 생기셨고, 최근엔 신장 기능 저하로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회복하셔서 일반 병실로 이동했다가 어제 퇴원하셨다는 말을 듣고 안도했지만, “지금 상태가 지속되면 1년 안에 신장투석을 시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제 마음이 무너졌어요. 지금은 기운이 하나도 없어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쉽지 않다는 말에 옛말에 억장이 무너진다는 말이 있잖아요. 딱 제 심정이에요.
스승님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해오신 분이에요. 그만큼 자기 관리에 철저했기에,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건강을 위해 평생을 바치신 분이신데~ 거기에 남을 도왔으면 도왔지 해 꽂이 한 번 해보신 분이 아닌데. 사소한 거짓말도 못하시는 분이신데 어째서 왜… 한 참을 생각에 잠기게 하더라고요. 그만큼 신장 건강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기에 제발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게 안된다면 최대한 늦게 오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네요.
신장투석이란? 신장이 멈춘 뒤에도 삶은 계속되어야 하기에
신장투석은 신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몸속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거해주는 치료라고 할 수 있어요. 신장은 혈액을 걸러서 소변을 만드는 역할을 해요. 이 기능이 망가지면 노폐물, 수분, 전해질이 체내에 쌓이면서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거죠. 신장투석은 바로 이 기능을 기계적으로 대체해 주는 과정이에요. 최근 들어 내과에 붙여진 광고를 보면 꼭 등장하는 문구가 신장투석이더라고요. 그만큼 현대인들에게 만연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했어요. 신장투석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볼게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혈액투석(hemodialysis)과 복막투석(peritoneal dialysis).
혈액투석은 병원에 설치된 투석기를 통해 피를 정화하는 방식이에요. 일반적으로 **주 3회, 1회당 약 4시간씩 병원 방문**이 필요해요. 반면 복막투석은 **환자 스스로 복부에 투석액을 넣고 빼며 복막을 이용해 노폐물을 제거**하는 방식입니다. 복막투석은 자가관리 능력이 필요한 방식이라 일부 환자에게만 권장돼요.
신장투석은 일상 전체를 바꾸는 일
일단 투석을 시작하면 환자의 하루는 전혀 달라지게 됩니다. 가장 먼저 식단이 바뀌어요. 나트륨, 칼륨, 인, 수분을 엄격히 제한해야 하고, 단백질 섭취도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해요.
단순히 '짜게 먹지 마세요'가 아니라, 한 끼 먹는 반찬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고, 물도 원하는 만큼 마실 수 없어요. 잘못 섭취하면 고칼륨혈증으로 인해 심정지까지 올 수 있어요. 또한 투석 일정이 생활의 중심이 되기 때문에 직장이나 사회생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요. 혈관접근을 위한 시술(동정맥루)도 필요하고, 투석 후에는 피로, 빈혈, 가려움, 불면 같은 증상들이 동반될 수 있어서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혼자 감당하기에 쉽지 않은 일이지요.
즉, 투석은 단순한 시술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패턴을 만들어야 하는 전환점이네요.
투석 받는 환자에게 가족은 ‘약’ 같은 존재
신장투석은 신체적인 고통만이 아니라, 심리적 외로움도 동반합니다. 특히 고령 환자나 오랜 입원을 겪는 분들은 더욱 그렇죠.
“나 때문에 가족이 힘들어질까 봐…” 그 생각만으로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하는 환자분들도 계세요. 그래서 가족과 주변인의 지지가 너무나 중요해요. 스승님도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 지 자꾸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사시는 거 같더라고요. 걱정하는 나의 톡에도 고맙고 미안하다 하시기에 저는 언제나 기운을 상승시켜 줄 수 있게 재롱을 떠는 톡을 남기네요. 제자의 재롱잔치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아니면 누가 하겠어요. 특히나 가족은 더 힘들 것이기에. 환자도 힘들고,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도 힘들고. 모두 다 지치게 하는 일이지요.
병원 이동을 도와주는 것, 식단을 함께 맞춰주는 것, 또 “잘하고 있어요”라는 한마디, 이런 작고 소중한 행동들이 환자에게는 약이 돼요. 연구에 따르면, 정서적 안정은 투석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치료 지속률도 높인다고 해요. 그래서 내일 부터는 문장하나 추가하려고 해요. 그전엔 지금의 아픔이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를 빌어드린다고 했는데, 내일은 지금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받고 있는 검사나 치료들이 스승님을 힘들게 만들겠지만 너무나 잘 버티고 계신다고. 잘하고 계세요! 스승님!
최근 톡에서 스승님도 “몸보다 마음이 더 힘들다”고 하셨던 게 기억나요. 그 마음을 보듬어주는 일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응원일 거예요.
건강은 우리 모두에게 당연한 것이 아니고, 때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피할 수 없는 병이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 아플 때 그 길을 함께 걸어주는 일, 그것만으로도 회복의 힘이 될 수 있어요. 제가 아들 때문에 정신없는 걸 알고 계시기에 본인의 안부를 묻고 빠른 쾌유를 비는 제자의 마음에 항상 고마워하시는 착한 스승님.
스승님의 회복을 간절히 기도하며,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신장 건강을 위해 지금부터 식습관, 혈압, 혈당 관리에 작은 노력을 시작해 보세요.
혹시 주변에 투석을 준비 중이시거나 받고 계시는 지인분들이 계시다면, 그분들께 오늘 안부 문자 하나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가 나누는 마음이 그분의 하루를 지켜줄지도 몰라요. 작은 응원, 결코 작지 않아요. 엄청 큰 희망이 되어 줄 수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