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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인해 지친 표정으로 물을 마시며 배를 감싸고 있는 소년과, 미역죽을 끓이고 있는 엄마의 따뜻한 일상 모습
스트레스로 인해 지친 표정으로 물을 마시며 배를 감싸고 있는 소년과, 미역죽을 끓이고 있는 엄마의 따뜻한 일상 모습

아들이 일요일 새벽부터 계속 설사를 하네요. 얼마나 들락날락거렸는지 본인도 많이 지쳤었나 봐요. 본인이 제조한 경구수액(?) 예전에 콜레라 치료 방법 중 하나였다고 하더라고요. 무튼 그때의 방법을 본인도 해보니 잘 맞아떨어졌나 봐요. 그래서 설사를 자꾸 하게 되면 바로 경구수액을 제조하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도 나름 효과가 있는듯해요.

(아들만의 경구수액: 물 1리터 + 소금 2.5그램 + 설탕 30그램) 오늘은 어제보다 좀 낫긴 하지만 그래도 조금 남아있기에, 아들이 좋아하는 미역죽을 지금 끓이고 있네요. 그래서 오늘은 스트레스성 설사가 어떤 기전으로 생기는지 궁금도 하고 해서 살펴보았네요.

긴장과 불안, 장이 먼저 반응하는 이유

음식 때문일 수도 있고, 장염일 수도 있겠지만, 요즘 아들이 유독 신경 쓸 일이 많았던 터라 스트레스성 설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실제로 몸이 아프기 전, 먼저 장이 신호를 보내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긴장하거나 불안할 때 갑자기 배가 아프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경험,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거예요. 전 석사 졸업논문 발표 때가 그랬어요. 처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해야 하는 터라, 무척이나 긴장을 했었죠. 발표 강단에 서기 전, 화장실을 두 번이나 다녀온 상태였고요. 발표는 무사히 마쳤지만 끝나고 나서 얼마나 기운이 바닥이 났는지. 그래서 이때는 소화가 잘되는 음식으로 가볍게 요기를 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이렇게 긴장을 하거나 할 때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뇌와 장이 신경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네요.

우리 몸에는 ‘장-뇌 축(Gut-Brain Axis)’이라는 고속 통신망을 가지고 있어요. 이 시스템은 뇌에서 받은 스트레스 신호를 곧바로 장으로 전달되네요. 이때 자율신경계, 특히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장의 운동이 급격히 빨라지고, 수분 흡수는 줄어들게 돼요. 그 결과 묽은 변이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현상이 바로 스트레스성 설사예요. 그래서인지 아들도 "이건 먹은 게 문제가 아니야"라며 음식을 먹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그런 것 같아요. 마음에 걸렸던 일이 해결되니, 설사도 딱 멈추더라고요.  

스트레스와 장의 관계, 과민성 장증후군과도 닮았어요

스트레스로 인해 반복적으로 설사를 하는 경우, 단순한 심리 반응이 아니라 '과민성 장증후군(IBS)'으로 진행될 수도 있어요. 특히 긴장성 체질이거나 감정 기복이 심할 경우 장이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죠. 교감신경이 계속 활성화된 상태가 되면 위와 장의 움직임은 불규칙해지고, 복통이나 가스참, 설사와 변비가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주말 딸과의 언쟁으로 인해서 그 기류에 아들이 신경이 바짝 곤두섰거든요. 그래서 아마 교감신경이 활성화가 바로 일어난듯해요. 예전 같았으면 이렇게 쉽게 반응하지 않았을 텐데 요사이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 교감과 부교감이 멋대로 활성화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아마 이때 설사 반응이 나타난 거 같아요. 이럴 때의 설사는 음식이 원인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금식이나 지사제보다는 근본적인 스트레스 해소가 중요해요. 많은 분들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원인을 ‘음식’이나 ‘장염’으로 오해하곤 하는데요, 실제로는 심리적 원인이 더 깊이 작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또한 스트레스로 인해 장내 유익균의 비율이 줄고, 유해균이 늘어나면서 장점막의 방어력이 떨어지게 되네요. 장 내 환경이 불균형을 이루게 되면 면역력도 함께 저하되고,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만성적인 위장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우리 루틴대로 아들에게 장약 즉, 유산균 제제를 복용하라고 했네요. 장을 진정시키기에 이만한 게 없지요. 

스트레스로 인한 설사, 이렇게 관리해보세요

스트레스를 완전히 제거하는 건 어렵지만, 몸이 무너지기 전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해요.

✔️ 음식 조절이 먼저예요. 긴장하거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는, 평소보다 더 부드럽고 소화가 쉬운 음식을 선택해 보세요. 예를 들어 미음, 미역죽, 바나나, 삶은 감자, 구운 고구마 등이 좋아요. 반면 유제품, 커피, 튀김류, 차가운 음식은 장을 더 자극할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아요.

✔️ 경구수액의 활용도 좋은 대안이에요. 아들이 직접 만든 수액처럼, 물 1L에 설탕 30g과 소금 2.5g을 섞는 간단한 방식은 실제로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안한 경구수액 조성에 가까워요. 설사로 인해 빠져나가는 수분과 전해질을 채워주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에요.

✔️ 심리적 안정을 위한 루틴도 만들어보세요. 아침마다 짧은 스트레칭이나 심호흡, 잠들기 전 따뜻한 물 한 잔, 일기 쓰기 등은 긴장을 완화시켜 주네요. 특히 심호흡은 교감신경의 흥분을 억제하고,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켜 장운동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돼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나만 그런 게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이에요. 이 말 한마디가 위장에도, 마음에도 큰 진정제가 되지요. 스트레스성 설사는 몸이 보내는 조용한 SOS일지도 몰라요. 그동안 쌓인 긴장과 피로가 장을 통해 나타나는 거예요. 이번 아들의 경험을 통해, 몸의 반응을 가볍게 넘기지 않고 귀 기울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꼈지요.

다음에도 혹시 또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물 한 잔과 함께 “괜찮아, 이 또한 지나갈 거야”라는 마음도 함께 건네주세요. 마음이 안정되면, 장도 조용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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